안녕하세요. 시와 강아지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에는 고양이말을 하는 인물이 나옵니다. 사람의 말은 느릿느릿 어눌하지만 고양이의 말은 유창한 그를 보면, 동물의 말은 많은 단어 대신 행동과 뉘앙스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사람의 말보다 '인간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외에도 강아지와 사람이 스스럼없이 대화를 하는 애니메이션이 셀 수 없이 많죠.
강아지와 사람이 각각 투맨 스토리의 주인공인 만화의 원형, 『두치와 뿌꾸』
알면 최소 80-90s'...!
강아지를 오래 키우다보면 가끔 강아지와 정말 대화를 하고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반려 고양이에게 내 의견을 전달하려고 저도 모르게 눈을 꿈-뻑!하며 느릿느릿 바닥에 뒹구는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죠.
동물과 이야기하는 재미를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강아지의 언어,
카밍 시그널 시간입니다.
1. 시그널 보다는 문맥을 읽자
2. 문맥을 읽어 내는 카밍 시그널
1. 시그널 보다는 문맥을 읽자
시중에는 많은 카밍시그널 책들이 있습니다.
하나하나 짚어보면 대부분 맞는 이야기들이고,
잘 쓰여진 책들입니다.
하지만 이 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일대일 대응 방식으로 읽는 것이죠.
예를 들어,
'강아지가 하품하는 것은 = 불만족'
'꼬리를 땅을 향하여 흔드는 것은 = 겁/움츠러든 것'
이런 방식의 접근은 절대로 권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상황을 고려하여 카밍시그널을 읽어내 보겠습니다.
<하품의 예>
강아지가 익숙한 공간에서 대낮의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하품을 할 수도 있습니다.[나른함, 지루함]
반대로, 동물병원의 처치대 위에서 낯선 사람으로부터 주사를 맞기 직전의 상황에 뜬금없이 하품을 하는 걸 수도 있죠.[딴청, 불만족]
여기서 독자분들께서 얻으셔야 하는 통찰은
"강아지가 하는 하품이 '처한 상황을 모면하거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타개해보려는 노력'일 수도 있구나."입니다.
그렇다면 동물병원 5년째 단골이고, 병원 스텝들의 이쁨을 독차지하는 아이가 12시간의 위탁 시간동안 하는 모든 하품이 불만족의 의미일까요?
카밍시그널의 올바른 인지를 위해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나른한 상태(안정감, 긍정)에 있는가/
불만족의 상태(긴장, 부정)에 있는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성격과 가정환경, 경험에 따라 좋아하는 상태가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가 보이는 '반응을 조합'하여
아이가 긍정에 가까운 상태인지, 부정에 가까운 상태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그 문맥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기 때문이죠.
2. 문맥을 읽어 내는 카밍 시그널
강아지가 보이는 행동을 큰 틀에서 명확하게 구분할수록 오해의 여지가 줄어듭니다.
카밍 시그널을 4가지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긍정의 활동
-긍정의 정지
-부정의 활동
-부정의 정지
이 4가지만 구분한다면 강아지가 싫어다고 표현하는데,
사람은 좋아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 과연 '좋아서 그러는지, 싫어서 그러는지' 구분하는 것이 어렵고
가만히 있는 아이가 '편안한 건지, 긴장하거나 아픈 건지'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봅시다.
긍정의 활동과 부정의 활동을 나누는 '키'는
강아지 척추 축의 변화 속도입니다.
축의 변화가 무슨 말이냐구요??
머릿 속으로 아이들의 척추를 따라 가상의 선을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부정적인 활동을 하는 중인 아이들은 척추 축이 수시로 변화합니다.
싸움 놀이를 하는 어린 아이들에서 감별하기 쉽지는 않으나,
진짜 싸움인 경우에는 축의 변화가 더욱 심해집니다.
근육의 긴장도가 높구요.
긍정적인 활동을 하는 아이들은 축이 급격하게 변화하지 않으며,
축에 수평/나란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정지 상태는 어떻게 구분할까요?
긍정의 정지와 부정의 정지를 나누는 '키'는 강아지 근육의 긴장도입니다.
긍정의 정지 상태에 있는 아이들의 근육은 축 늘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관절 각도로 유추해볼 수 있죠.
부정의 정지 상태는 어떨까요?
관절의 가동범위는 줄고, 척추와 수평하는 방향으로 나 있는 근육들이 수축하여
전체적으로 움츠러든 자세를 보입니다.
<한 가지 흔히 범하는 오해 사례>
"우리 아이가 나를 좋아하는지,
제가 볼을 꼬집을 때마다 제 입을 마구 핥아요.ㅎㅎㅎ"
.
.
과연 정말 좋아서일까요?
앞서 부정의 활동은 무의미한 행동을 지나치게 반복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보호자님이 좋아서 대여섯번 핥는 것과 20-30번 핥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올린 질문에 대한 답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Q> 위 사진에 안긴 강아지는 편안해하는 걸까요?
A> 사진 속의 강아지는 '부정의 정지상태'에 해당합니다.
아이의 뒷다리는 일반적인 이완 시 뒷다리가 취하는 각도보다 더 움츠러 들었습니다.
앞다리의 각도는 비교적 이완되어 있지만,
보호자의 팔에 의해 억지로 펴져 다소 힘을 주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죠.
아이는 자신의 허리 힘으로 몸의 자세를 유지하려 '버티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중의 카밍 시그널 책을 읽으실 때
아이들의 행동을 위의 4가지 틀로 분류하여, 그 행동을 보인 '정황'을 한 번 더 생각해보면 많은 응용 해석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먼저 카밍시그널에 대한 [기초편]를 익히신 뒤, 다음 [일반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시와 강아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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