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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읽기2

장정일 시인 - 눈 속의 구조대 안녕하세요. 시와 강아지입니다. 어느덧 마스크를 쓰고 다닌지 10개월차에 접어듭니다. 마스크를 쓰면 한 번의 들숨을 위해 필요한 힘이 미약하게나마 증가합니다. 공기라는 유체가 폐로 들어오는 길에 '마스크'라는 화학 섬유의 직조물이 기존에는 없던 추가적인 저항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온 국민이 비염 환자의 호흡법을 경험하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한 번의 숨을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은 힘을 써야했고, 그런 나날들로 무려 10개월을 경험했으니 말이지요. 코로나가 아니더라도,숨처럼 당연한 것을 얻는 데 남들보다 더욱 많은 힘을 들여, 꾸역꾸역 호흡을 이어나가야만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제 경우에, 그것은 시인이죠. 자신의 감각을 긍정하기 위해 필요한 방법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자본이라는 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은.. 2020. 12. 23.
이선영 시인 - 60조각의 비가 안녕하세요. 시와 강아지입니다. 시는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이지만 일상을 살았던 누군가가 직접 캐낸 것이니만큼 자잘하게나마 지구를 가득 채우고 있던 것들의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새롭다니요..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었다니요.. 그렇습니다.그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숨겨져 있던' 것입니다...화려한 광택의 2019년식 건물 앞, 원색의 색상에 가려져있던, 그러나 언제나 떠다니고 있었던 먼지들 절간의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종) 소리그 소리에 때 맞춰 고개를 돌리는 절 강아지 황구의 쫑긋 선 귀 모양 배가 침몰하던 순간 충격으로 전해진 파장들이 수년이 지나도록 남아있고그 여파의 여파까지도 이용하는 광고와 미디어, 그리고 세력들그 사이 소리없이 어디선가 한번 더 죽어가고 있을 어떤 가족의 식사.... 2020.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