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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질병 쉽게 이해하기/고양이

고양이 분양 주의사항 <동거묘 있는 경우>

by 시와강아지 2022. 8. 17.

고양이가 외로움이 없다 하여 분양/입양하였는데, 막상 혼자 두려니 외로워하는 것 같아 추가 분양/입양을 고려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째, 둘째 고양이가 서로 아웅다웅하면서도 함께 포개어져 잠드는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자신의 하루 루틴과 행동반경에 변화가 생기는 일을 극도로 싫어하는 동물입니다. 따라서 고양이 성격에 따라서 둘째 고양이의 분양/입양이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고양이가 있는 상태에서 추가적인 고양이 분양/입양을 할 때 고려해야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고양이의 나이

2. 고양이의 성격

3. 고양이의 현재 삶 만족도 알아보는 방법

4. 동거묘가 되어가는 과정

 

 


 

1. 고양이의 나이

 

첫 번째로 입양한 고양이의 나이가 만약 5개월령 이하라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두 번째로 입양된 동거묘에 잘 적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양이의 이른바 취향(음식, 활동 범위, 놀이)은 어린 시기에 대부분 결정됩니다. 즉, 고양이는 약 5-6개월령까지 먹던 것만, 놀던 방식만 고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습성을 활용하여 어린 시기에 많은 질감의 음식을 급여해보는 것은 흔히 알려진 고양이 육아 상식이지요. 마찬가지로 둘째 입양을 고려하신다면 가급적 첫째 고양이가 조금이라도 어릴 때 데려오시는 게 좋습니다.

 

 

2. 고양이의 성격

 

고양이의 성격은 한 마리만 키워봐서는 과연 이 아이가 어떤 성격에 속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고양이가 사람에 '친화적인지', '사료에 대한 기호성은 좋은지', '너무 자주 구석으로 숨으려 하지는 않는지'를 관찰하여 대략 유추해볼 수는 있습니다. 

 

만일 고양이가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능숙하지 않으며(예를 들어 애교가 아예 없거나, 잘 때에도 사람 곁으로 거의 오지 않는 경우 등), 사료 취향이 다소 까탈스러우며, 하루 대부분을 숨어있으려고만 하면 둘째 입양은 잠시 보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에 친화적이지 않다(애교가 전혀 없다)

-사료 기호성이 좋지 않다

-구석에 숨어서 보내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

 

'고양이의 성격이 예민해서 둘째를 데려오지 못한다.'는 표현보다는 '첫째 고양이가 아직 집에 적응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둘째를 데려올 수는 없다.'는 표현이 더 적합합니다. 위의 행동 양상을 보인 아이들은 아직 보호자님의 가정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입니다. 혹여 둘째 고양이가 합사된 뒤에 첫째 고양이의 루틴을 방해한다면, 첫째 고양이의 심리가 더욱 불안정해질 소지가 많습니다. 

물론 가정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예민하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자면, 보호자님께서도 아직 고양이의 적응을 도와주지 못했다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즉, 어떠한 경우든 아직은 둘째의 입양은 시기상조라는 것이지요.

 

 

 

3. 고양이의 현재 삶 만족도 알아보는 방법

 

행동학적, 수의학적 관점 모두에서 다음을 만족한다면, 잠시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1) 배변, 배뇨 빈도가 일정하다

 

고양이의 배변, 배뇨 활동은 심리 안정감은 물론 스트레스, 질병과의 연관성이 아주 깊습니다. 따라서 배변을 하루에 1-2회, 배뇨는 최소 하루 5회 이상 한다면 정상적인 범주에 속합니다. 스트레스가 자주 노출되는 고양이들은 배변, 배뇨빈도가 지나치게 낮거나 높으며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2) 자신만의 놀이 루틴이 명확하다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아침 운동 후에 식사, 퇴근 후 TV에 맥주를 마시듯 고양이 또한 본능적으로 일정한 생활 습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혹은 소음 등의 외부 환경요인이 있는 경우 고양이는 하루 일상을 즐기는 모습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어있기만 하거나, 지나치게 한 가지 놀이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가장 건강한 고양이는 소위 '취미가 많고 일정한' 고양이입니다.

 

 3) 무른 변과 같은 가벼운 증상조차 거의 없다

 

고양이의 무른 변은 스트레스의 원인과 결과, 둘 모두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스트레스 변수가 많은 경우에도 결과적으로 변이 물러지거나 소화능력이 감소합니다.(물론 질환적인 관점에서 병원 진료가 필요하겠지요.) 반대로 여타 이유에 기인한 장염이 있는 경우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더라도, 속앓이 자체가 고양이에게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됩니다. 

 

어떠한 경우이든 고양이의 변이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른 상태로 뚝뚝 끊어진다면 조금 민감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드시 원인을 찾아 치료하거나, 스트레스 완화 수단을 모두 동원하여 증상을 경감해야 합니다. 

 

 

4. 동거묘가 되어가는 과정

 

위의 모든 조건이 만족되어 성격 좋고 어린 나이의 첫째가, 마찬가지로 성격 좋고 어린 둘째를 만나게 되는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첫날부터 둘이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흔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염성 질환 예방을 위해 첫 2주간 격리

어린 고양이에게 자주 노출되는 전염병의 일반적인 잠복기는 약 1-2주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환경에 노출된 둘째 아이가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질병이 전파되는 일을 막기 위해 최소 2주 이상 서로 격리합니다.

 

 2) 서로의 생활 습관에 서서히 스며들기 위해 '최소' 1개월간 격리

 

감염 질환 예방을 위한 2주 격리가 끝났더라도, 갑자기 합사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후 시간적 격리를 통해 소위 간을 봅니다. 예컨대, 하루 3-4시간 정도 문을 열어주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서로에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합니다. 장난하고 놀면서도 서로의 밥그릇을 탐하지 않고, 서로의 방석과 보금자리를 방해하지 않는 사이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상황이므로 참고만 하셔야 합니다. 

시간적 격리를 통해 서로 만나는 시간을 점차 늘려가며 점진적인 합사 과정을 진행합니다.

 

 3) 일반적으로 입양 3개월 차 이후에 완전한 합사

 

일반적으로 유난히 예민하지 않은 어린 고양이는 입양 후 대략 3개월 정도면 서로의 존재를 '안정적으로 인식'합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게 조금씩 더 마음을 연다는 사실입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합사한지 1년이 넘은 고양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생활습관이 됩니다. 한 아이가 없으면 다른 아이가 공허감을 느끼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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