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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질병 쉽게 이해하기/강아지

노령견 산책 요령

by 시와강아지 2022. 8. 24.

노령견 산책 시 숙지해야 하는 주의사항과 요령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과 같이 강아지 역시 나이가 들면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하고, 근육이 위축됩니다. 관절과 근육의 약화가 서로 악영향을 주고받아 악순환 고리를 이루게 됩니다. 

따라서 노령견의 산책 시 유념할 두 가지 개념은 '관절 손상의 최소화'와 '근육 자극의 최대화'입니다. 즉,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근육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오늘 다루는 '노령견'이란 국내 소형견 기준, 만 7세-12세 정도에 해당하는 아이를 대상으로 합니다. 만 13세가 넘어갈 경우 중증의 전신 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동물병원의 재활 운동 센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권장드립니다.

 

노령견-산책


 

1. 관절 손상의 최소화

2. 근육 자극의 최대화

3. 관절 질환이 있는 노령견의 경우

4. 심장과 호흡기 질환이 있는 노령견의 경우

 


 

 

 

1. 관절 손상의 최소화

 

 1) 가장 취약한 관절

 

사람의 경우를 우선 상상해봅니다. 관절의 기능이 최대로 발현되는 관절은 어디일까요. 가장 쉽게 '어깨', '골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움직임의 범위가 넓은 관절은 어디일까요. 바로 '팔꿈치', '무릎'입니다. 또 그다음은 '앞 발목'과 '뒷발목'입니다. 

 

오늘은 노화와 체중에 대해 가장 정직하게 나타나는 '앞발목'의 관절염을 우선 고려해 볼 것입니다. 강아지의 앞다리와 뒷다리의 체중 지지 비율은 6대 4입니다. 뒷다리보다 앞다리에서 더욱 많은 체중을 감당하고 있지요. 그러나 구조적으로 앞 발목의 안정성은 뒷발목에 비해 떨어집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노화가 될수록) 앞 발목의 관절 질환이 나타나게 됩니다. 

 

가장 취약한 앞발목관절을 지키기 위해 가장 쉽고 단순한 방법은 바로 '내리막 길을 피하는 것'입니다. 안 그래도 앞다리의 체중 지지 비율이 더 높은데, 여기에 추가적인 중력이 실리는 꼴입니다. 

 

 

 2) 무리한 운동 피하기

 

나머지 관절들 즉, 뒷발목, 팔꿈치, 무릎, 어깨, 골반 관절의 보호를 위해서는 무리한 운동을 피해야 합니다. 흔히 노령견에서 30분 이상 지속되는 운동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관절 질환이 있다면 미리 검진을 통한 진료 계획이 세워져 있어야겠지요. 동물병원에서 비교적 양호하다고 진단받은 노령견 또한 30분 이상 연속되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하루 30분 이내의 산책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더 짧게 자주 나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3) 개체 별로 보이는 반응 관찰하기

 

앞서 '무리한 운동'이라고 언급한 것에는 지극히 주관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이때 오히려 더 정확한 것은 보호자에 의한 관찰입니다. 바로 '호흡기 거칠어지는지', '처음 산책을 시작할 때보다 속도가 절반 이하로 줄었는지', '직선이 아닌 좌우로의 움직임이 생겼는지' 관찰하는 것입니다. 

위의 관찰 항목은 강아지가 힘들어할 때 보이는 반응입니다. 게다가 심한 컨디션 저하를 의미하는 반응이기도 합니다. 해당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 보호자님은 그 '반응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의 절반 이하로만 산책 시간을 설정'해야 합니다. 

 

 

 

2. 근육 자극의 최대화

 

근육 자극이 가장 필요한 부위는 바로 '허벅지 근육'입니다. 신체에서 가장 큰 근육이기도 하며, 약화될 경우 골반/허리/무릎이 동시에 악화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허벅지 근육 자극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은 바로 '약 15도 경사의 오르막길을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 것입니다. 오르막길은 호흡기와 심장을 더욱 많이 자극하므로 회당 10분 이내로, 하루 약 2회 자극해주는 방법을 권장드립니다. 기존의 산책 코스에 권장드린 오르막 코스를 섞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근육 자극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는 '마사지'가 있으나, 이는 추후에 다른 주제로 다룰 예정입니다.

 

 

 

 

3. 관절 질환이 있는 노령견의 경우

 

1) 보조기 활용

 

관절 질환이 있다면, 아마도 동물병원에서 적합한 진료를 받으며 보호대 및 보조기를 추천받으셨을 것입니다. 모든 보조 장치는 장시간 착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이의 일상 중 가장 활동적인 시간대에는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더불어, 착용 후 아이의 발끝을 자주 만져보면서 냉감이 느껴지지는 않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더운 날 피하기

 

관절은 관절낭이라고 하는 점성의 유체로 가득 차있는 주머니 내에 위치합니다. 관절이 움직일 때 윤활작용을 도와주고, 마찰에 의한 과열을 방지합니다. 하지만 너무 더운 날에는 이 관절낭의 체온도 높아지기 때문에 관절낭의 기능이 감소합니다. 따라서 운동을 평소보다 더 느린 페이스로, 더 적은 거리로 조절해야 합니다.

 

3) 더 짧게, 더 자주

 

정상적인 컨디션의 노령견이라면 하루 천천히 30분 산책을 총 2-3회까지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품종과 산책 코스, 개체에 차이가 있습니다. 

만익 관절 질환을 앓는 강아지라면 앞서 설명드린 '이상 징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산책 코스와 시간을 단축해야 합니다. 심지어 회당 5분 이내로만 걸어야 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산책 시간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계산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계산된 산책 시간이 지나치게 짧아질 경우 산책 횟수를 조금 더 늘려주는 게 좋습니다. 하루 최대 5회까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번에 적정 산책 시간이 10분인 강아지는 하루 4-5회 산책하여 스트레스와 운동량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습니다. 

단, 질병이 있는 경우 개체차가 매우 크므로 이 글에서는 원리만 이해해주시고 면밀한 산책 계획은 담당 수의사와 의논하여 끊임없이 피드백을 해야 합니다. 

 

 

 

 

4. 심장과 호흡기 질환이 있는 노령견의 경우

 

운동은 혈류와 호흡 속도를 증가시킵니다. 심장과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만큼은 운동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강아지에게 산책은 필수적이면서 거의 유일한 일상 루틴이므로, 가급적 권유드리는 편입니다. 그러나 심장과 호흡기는 급성의 쇼크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기에 반드시 수의사의 진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다만, 두 가지의 주의사항을 당부드립니다. 첫째, 산책 시 숨이 가빠지는 증상을 무시하지 말 것. 움직이면 숨이 가빠진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요. 그러나 숨이 가빠지는 데까지 걸리는 속도가 전보다 짧아졌다면 이는 서둘러 병원 진단을 받아야 하는 증상입니다. 둘째, 끊임없이 피드백할 것. 동물병원에서 괜찮다는 진단을 받았다 해도 보호자의 관찰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직 강아지 의학에서 동맥의 경화나 석회질 침착과 같은 혈관 유동성 평가는 상용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급성 혈관 질환은 진단 후에도 언제나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심장과 호흡기에서 만큼은 양호하다는 진단을 맹신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이 글의 결론은 컨디션이 많이 떨어진 노령견일지라도 수의사 상담과 면밀한 관찰을 통해 가급적 '최소한의 운동이라도 시켜주어야 한다.'입니다. 강아지에게 운동은 대부분의 경우 산책이며, 신체 효능감의 충족과 산책은 스트레스 관리에도 큰 순작용을 일으킵니다. 그러므로, 노령견에게도 개체마다 컨디션을 체크하며 다양한 방식의 운동이 권장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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