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1 장정일 시인 - 눈 속의 구조대 안녕하세요. 시와 강아지입니다. 어느덧 마스크를 쓰고 다닌지 10개월차에 접어듭니다. 마스크를 쓰면 한 번의 들숨을 위해 필요한 힘이 미약하게나마 증가합니다. 공기라는 유체가 폐로 들어오는 길에 '마스크'라는 화학 섬유의 직조물이 기존에는 없던 추가적인 저항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온 국민이 비염 환자의 호흡법을 경험하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한 번의 숨을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은 힘을 써야했고, 그런 나날들로 무려 10개월을 경험했으니 말이지요. 코로나가 아니더라도,숨처럼 당연한 것을 얻는 데 남들보다 더욱 많은 힘을 들여, 꾸역꾸역 호흡을 이어나가야만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제 경우에, 그것은 시인이죠. 자신의 감각을 긍정하기 위해 필요한 방법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자본이라는 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은.. 2020. 12. 23. 이전 1 다음